남자들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축구할 때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찰 상황에서 자신을 프리킥의 마법사 베컴이라고 설명하고 공을 차곤 합니다. 이처럼 프리킥 하면 베컴 이라는 고유 명사가 될 정도로 뛰어났던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랑한 가족
데이비드 베컴은 1975년 5월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어려운 형편에도 베컴에게 맨유 경기를 항상 보여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랑했습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데이비드 베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같이 훈련을 받던 선수들은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 폴 스콜스 등 훗날 맨유를 강팀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됩니다. 유소년 팀에서 활약한 베컴은 17세의 나이로 1992년 1군으로 발탁이 되었습니다.
베컴의 프리미어리그 데뷔는 1992년 12월 2일,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였습니다. 이때부터 베컴은 맨유의 우측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팀의 공격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른발의 마술사가 되었습니다.
92년부터 꾸준히 자신의 이름을 알려온 베컴은 1996년 결승전에서 놀라운 기록을 세웁니다. 바로 중앙선 근처에서 초장거리 슛을 성공시켰습니다. 베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992~2003년까지 총 6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 2번의 FA 컵 우승, 그리고 1999년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 등 팀의 엄청난 기록에 중심에 있던 선수입니다.
레드카드 한장이 불러온 비극
승승장구하던 베컴도 고난의 시기가 있었는데요. 1998년 월드컵에서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베컴은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 출전합니다. 이 경기에서 디에고 시메오네는 플레이 중에 베컴을 자극하는 플레이를 했고, 이에 베컴은 그를 걷어차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베컴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합니다. 베컴이 퇴장당한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에 패배했고, 잉글랜드 국민들은 패배의 원인이 베컴의 퇴장에 있다고 화살은 베컴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 아시안컵의 문제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을 향항 비판 여론보다 당시 베컴을 향한 비판 여론은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모든 언론사는 그를 비난하는 기사와 논평을 쏟아냈고, 일부 극성팬들은 베컴의 집 앞에서 시위했으며, 베컴의 인형을 만들어 매달아 놓고 처형하는 행위도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부 신문은 베컴을 ‘반역자’라고 몰아가며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어버렸습니다. 이 시기에 베컴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요. 모든 언론사와 팬들이 베컴을 비난할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자 그의 지도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베컴을 위해 손을 내밀어 주었다고 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들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기자들을 내쫓고 인터뷰를 거부했고,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들에게는 인터뷰를 해주며, 맨체스터라는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베컴을 보호해 주었습니다. 이후 잉글랜드에서 인식이 안 좋던 베컴은 2001년 10월 2002년 월드컵 유럽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골로 다시 한번 잉글랜드를 대표하여 사랑받는 선수가 됩니다.
이 경기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렸고, 영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기 위해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가 필요했습니다. 당시 상대 팀이던 그리스가 영국을 계속해서 리드하였고, 영국 대표팀은 1-2로 뒤지고 있어 사실상 월드컵 진출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 귀중한 프리킥을 얻었으며 당시 주장이던 베컴이 이 프리킥을 준비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경험해 보지도 못하겠지만 조기축구에서 저런 상황에 프리킥만 되어도 엄청난 압박감을 받습니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주장이 저런 상황에 킥을 한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베컴은 아무렇지 않게 늘 그랬듯이 프리킥을 정확하게 성공시켰습니다. 최종 스코어 2:2로 영국의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순간입니다.
이 경기에서 베컴은 단순히 골을 넘어서, 리더십, 묵묵히 수행하는 노력,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팀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자신을 비판하던 여론을 잠재우고 왜 자신이 영국의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순간입니다.
이렇듯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까지도 결국엔 자신의 실력으로 잠재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게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더욱더 냉정할지라도 그걸 이겨내고 한단계 나아가야 진정한 국가대표라고 생각됩니다. 한국 대표팀도 아시안컵에서 고생했지만 몇몇 선수들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다들 잘 이겨내시고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축구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자신의 태극마크를 증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